9·11의 개들을 모두 구조견이라고 부르면 놓치는 것

9·11의 개들은 모두 구조견이었을까요? 시리우스의 폭발물 탐지, 로젤과 힝슨의 대피, 잔해 속 수색과 니키의 위로 활동을 실제 사진 5장과 공식 기록으로 살펴봅니다. 리드줄과 빨간 부츠에 남은 사람과 개의 관계도 함께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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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센터 잔해 밖으로 옮겨지는 수색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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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의 개들은 모두 구조견이었을까요? 시리우스의 폭발물 탐지, 로젤과 힝슨의 대피, 잔해 속 수색과 니키의 위로 활동을 실제 사진 5장과 공식 기록으로 살펴봅니다. 리드줄과 빨간 부츠에 남은 사람과 개의 관계도 함께 읽습니다.
이 글의 적용 대상과 조건

9·11 현장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개와 사람의 역사를 읽는 독자

잔해 위로 개 한 마리가 옮겨지고 있습니다. 2001년 9월 세계무역센터에서 미 해군 촬영자가 남긴 사진입니다. 사진 속 개는 줄에 매달린 들것에 실려 있습니다.

세계무역센터 잔해 밖으로 옮겨지는 수색견
세계무역센터 잔해 밖으로 옮겨지는 수색견. 보존된 사진 기록의 촬영일은 2001년 9월 15일입니다. 사진에 딸린 설명에는 이 개의 이름이 없고, 현장에서 사람을 발견하거나 구했는지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사진: Preston Keres / U.S. Navy. 사진 원본 기록

9·11의 개들을 떠올릴 때 이런 잔해 속 수색 장면부터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날 건물 안에는 사건 전부터 폭발물을 찾으며 일하던 개도, 평소 함께 다니던 사람의 대피를 도운 안내견도 있었습니다. 붕괴 뒤 현장에 온 개들 사이에서도 맡은 일은 달랐습니다. 모두를 ‘구조견’이라고 부르면 저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어떤 일을 했는지 놓치게 됩니다.

시리우스가 돌아오지 못한 일터

래브라도 리트리버 시리우스에게 세계무역센터는 평소의 일터였습니다. 파트너인 항만경찰 데이비드 림과 건물로 들어오는 차량을 살피고 방치된 짐과 차량도 확인했습니다. 폭발물을 찾는 경찰견의 일이었습니다.

첫 충돌이 일어났을 때 두 파트너는 남쪽 타워 지하에 있었습니다. 림은 시리우스를 개가 머무는 공간인 견사에 두고 북쪽 타워로 가 사람들의 대피를 도왔습니다. 림이 2003년 3월 31일 위원회에 제출한 증언에서 회고한 그날의 일입니다.

북쪽 타워가 무너진 뒤 림은 살아남았습니다. 남쪽 타워에 남아 있던 시리우스는 그 건물의 붕괴로 죽었습니다. 시리우스의 유해는 2002년 겨울 수습돼 예우를 받으며 현장 밖으로 옮겨졌습니다.

림은 공식 증언을 마치며 시리우스가 자신과 함께 일한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회고하고 그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림이 잃은 것은 평소 나란히 차량과 짐을 살피던 동료였습니다. 시리우스의 이야기는 붕괴 뒤의 수색 현장보다 앞서, 두 파트너가 함께 일하던 날들에서 시작됩니다.

로젤과 힝슨이 함께 내려온 계단

북쪽 타워 78층에는 마이클 힝슨과 래브라도 리트리버 로젤이 있었습니다. 로젤은 시각장애가 있는 힝슨의 이동을 돕는 안내견으로, 둘은 평소 함께 다니던 사이였습니다.

박물관이 전한 힝슨의 이야기에 따르면 충돌 당시 로젤은 책상 밑 힝슨의 발치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힝슨은 로젤의 침착한 모습을 보고 자신도 안도감을 얻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둘은 계단 B를 따라 내려가 북쪽 타워가 무너지기 전에 밖으로 나왔습니다. 로젤의 목걸이 소장 기록에는 출발한 층과 대피 경로가 남아 있습니다. 동물의 공로를 기리는 PDSA의 수여 기록 역시 로젤이 안내견으로서 힝슨과 함께 대피한 일을 전합니다.

시리우스와 림이 평소에 함께하던 일은 폭발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로젤은 늘 곁에 있던 힝슨과 그날 건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잔해 속에서 찾던 것은 같지 않았습니다

건물이 무너진 뒤에는 수색팀과 개들이 잔해로 들어갔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냄새를 찾도록 훈련된 개가 있었고, 유해를 찾도록 훈련된 개도 있었습니다. 유해는 숨진 사람의 몸이나 그 일부를 뜻합니다.

세계무역센터 잔해 현장에서 함께 움직이는 개와 수색팀
2001년 9월 16일, 세계무역센터 잔해에서 함께 움직이는 개와 수색팀.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 사진에 팀이 생존자를 계속 찾고 있다고 설명을 붙였습니다. 사진: Andrea Booher / FEMA. 사진 원본 기록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 작업의 중심은 생존자를 찾는 일에서 유해를 수습하는 일로 옮겨 갔습니다. 9·11 박물관의 수색·수습 해설은 이렇게 찾는 대상이 달랐던 개들의 일을 나누어 설명합니다. 현장 전체의 작업이 바뀌었다고 해서 모든 생존자 수색견이 곧바로 유해를 찾는 개가 된 것은 아닙니다.

잔해를 수색하는 마이크 스콧과 빌리
2001년 9월 21일, 캘리포니아 수색·구조팀 8 소속 마이크 스콧과 빌리가 잔해를 수색하는 모습. 사진: Andrea Booher / FEMA. 사진 원본 기록

9월 16일 사진에는 팀이 ‘생존자’를 찾는다고 적혀 있고, 빌리의 사진에는 ‘피해자’를 찾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빌리가 찾던 것이 생존자인지 유해인지는 그 설명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두 사진에는 수색하는 모습이 담겼지만, 그 개들이 실제로 사람을 발견하거나 살아 있는 사람을 구했는지는 사진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일하는 개 곁에는 함께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테리 트레파니어와 우디의 사진에서는 현장 일을 시작하기 전 두 파트너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장 작업을 시작하기 전 테리 트레파니어와 우디
2001년 9월 18일, 현장 작업을 준비하는 오하이오 수색·구조팀의 테리 트레파니어와 우디. 사진: Michael Rieger / FEMA. 사진 원본 기록

사람들은 개의 몸도 돌봤습니다. 현장에는 수의사들이 배치됐습니다. 수색견의 발바닥과 눈, 코도 자주 씻어 주었습니다. 2001년 9월 안드레아 부허가 찍은 또 다른 사진에는 현장 인력이 개의 수분을 보충하려고 수액을 주는 모습도 남아 있습니다. 사람을 찾으러 온 개들도 사람의 보살핌을 받으며 일했습니다.

사람 곁에 머무는 일

작업자가 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잔해를 수색하던 현장에는 이렇게 사람과 개가 가까이 있는 순간도 남았습니다.

세계무역센터 현장에서 개를 끌어안고 있는 작업자
2001년 9월 24일, 세계무역센터 현장에서 개를 끌어안은 작업자. 사진에는 사람과 개가 피해자를 찾는다는 설명이 붙어 있지만, 둘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사진: Andrea Booher / FEMA. 사진 원본 기록

스카우트라는 이름이 남은 별도의 사진도 있습니다. 9월 16일 소방관과 함께 사진에 담긴 이 개는 인디애나 수색·구조팀 1의 수색견이었습니다. 현장 수의사의 회고를 담은 박물관 해설은 사람들이 수색견을 쓰다듬고 안으며 잠시 쉬었다고 전합니다. 수색하러 온 개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한 것입니다.

골든 리트리버 니키는 처음부터 수습 인력에게 정서적 위안을 주는 일을 맡았습니다. 니키의 반다나 소장 기록에 따르면 K-9 Disaster Relief라는 단체에서 훈련받았고, 적십자를 통해 현장에서 활동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니키는 프랭크 셰인과 현장을 다니며 작업자들의 휴식 공간을 찾았습니다.

수색견이 잔해 속 사람을 찾았다면 니키는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곁을 찾아갔습니다. 수색견도 위로를 줄 수 있었지만, 사람이 개를 안고 있는 사진만으로 그 개가 니키처럼 위로 활동을 위해 훈련받고 자격을 얻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니키가 위안을 주었다는 기록만으로 사람들에게 의학적인 치료 효과까지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리드줄과 빨간 부츠에 남은 이름

림은 시리우스가 쓰던 회색 나일론 리드줄과 금속 체인 목걸이를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남아 있는 리드줄은 림과 함께 세계무역센터를 다니던 개의 물건입니다.

니키가 신었던 빨간 부츠 네 개와 현장 조끼도 박물관에 남았습니다. 검은 벨크로가 달린 부츠에는 현장에서 묻은 흙이 남아 있습니다. 부츠의 소장 기록에도 그 사용 흔적이 적혀 있습니다. 니키가 2004년 8월 죽은 뒤 셰인은 이 물건들을 기증했습니다. 사람들 곁을 오가던 개가 실제로 신었던 신발입니다.

9·11의 개들을 저마다 맡았던 일과 함께 기억해 봅니다. 시리우스의 리드줄을 보면 림과 폭발물을 찾던 일을, 로젤이 내려온 계단을 생각하면 힝슨과 함께한 대피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니키의 빨간 부츠는 셰인과 수습 인력 곁을 다니던 모습을 기억하게 합니다. 모두를 구조견이라고 부를 때 놓치는 것은 그 개들이 사람과 함께했던 서로 다른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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